6월감자 수확한 후 잔챙이와 상처 난것들은 녹말을 만들기로 했었다.. 감자를 박박~잘 씻어서 큰독에 쟁여놓고 물을 자박자박하게 부어 놓은 후.. 날파리나 파리들이 덤비지 않도록 잘 밀봉해 놓았었다.. 물에 담가놓은 감자를 썩혀서 앙금을 받아 햇살에 잘 말려 놓은 것이 감자녹말(전분)이다.. ..라고 말이 쉽지~~ㅎㅎ
석달동안 콤콤+쿰쿰하게 썪은 감자 냄새는 온집안에 거의 똥 푸는 냄새 수준이다..ㅎㅎ
일단 환기부터 시키자고 어제부터 항아리 뚜껑을 열어 놓았었지만.. 뒤란에 나가면 어찌나 냄새가 고약하던지.. 창문틈으로 날라오던 감자냄새때문에 어머니는 잠을 다 설치셨다고 했다..ㅎㅎ
푹~썩은 감자를 박아지로 꺼내 소쿠리에 받히고 보니.. 감자는 얇은 껍데기만 남은채 찌글찌글해져 있었다.. 다 썩어서 물이 된 것이다..
소쿠리에 받힌 감자찌꺼기도 알뜰하게 짜낸 후..
그 물을 고운체에 받혀 또 한번 걸러낸다..
깨끗하게 아주 잘 썩었고 녹말이 꽤 많이 나올것 같다고 하시는 어머니.. 누리끼리한 녹말이 함지박 바닥에 벌써 가라앉고 있었다..
그렇게 받아놓은 물이 세 함지박이지만..
녹말이 가라앉으면 윗물을 따라내고 한곳에 모아.. 몇번씩 물을 갈아 주어 썩은 냄새를 가셔 주어야 하는데.. 이때 녹말이 잘 쉬기 때문에 자주 들여다보고 물을 갈아 주어야 한다고 한다..
약간 꼬리꼬리~쿰쿰한 냄새가 나지만 그렇게 채취한 녹말을 햇볕에 잘 말린게 감자전분(녹말)이다.. 냄새가 가시도록 맑은물로 몇차례 갈아준 감자녹말의 물기를 제거하는 일이 남았다..
어떤분은 베보자기로 짜내라고 하시는데.. 오늘 어머니가 하셨던 방법이다..
베보자기를 덮고 그 위에 키친타올 두어장 덮은 후 몇차례 갈아주기..
물기가 거의 걷힌 모습..
뚜걱뚜걱 잘라서 채반에 널 준비.. 이때까지도 감자녹말 특유의 꼬리꼬리한 잔냄새가 남아 있었는데.. 햇살에 말리는 과정에서도 많이 날라간다고 한다..
고운체에 덩어리를 부수어 주면서 햇살에 이틀 말린 모습.. 물을 자주 갈아주어 그런지 생각보다 색깔이 하얗게 잘 나온듯.. 컨테이너박스(노란 플라스틱 상자)로 2박스를 썩혔는데 두 됫박이 조금 넘게 만들어졌다..
내용물이 잘 들여다 보이는 투명한 비닐봉지에 담아 저온창고 보관실로 고고씽~~ㅎ
............. 감자녹말 옛방식대로 만드는 공정이 참 번거롭다..ㅎㅎ 감자를 거른 날부터 꼬박 닷새의 공정.. 다행히 햇살이 좋아서 닷새였지..
물을 갈아주는 과정, 말리는 과정에서 잘 쉬기때문에.. 그래서 주로 찬바람이 돌때 감자녹말을 만든다고 한다..(어머니말쌈.ㅎㅎ)
녹말의 종류는 감자전분. 옥수수전분, 고구마전분이 있고 크게 구애받지 않고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이렇게 옛방식으로 채취한 녹말은 거무튀튀하고 약간 꼬리꼬리한 냄새가 나기도 하지만.. 믹서기나 분쇄기가 없던 시절.. 우리 조상들은 감자를 썩히는 방법으로 알뜰하게 녹말을 채취한 생활의 지혜가 놀랍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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